나주에서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 여름 안쪽의 정적
김민정의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는 더운 여름, 일상 속에서 문득 벌어질 수 있는 비일상을 다룹니다. 이야기 속의 공간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장소이지만,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분위기가 뒤바뀝니다. 조용한 골목, 오래된 건물, 그리고 식은 커피처럼 남겨진 시간들. 그런 배경과 나주는 묘하게 겹치는 느낌이 듭니다. 낮게 깔린 기와지붕, 낮은 담장 뒤로 이어지는 골목길,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든 이 도시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나주는 거창한 설명 없이, 그 자체로 장면을 형성합니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속 세계와 닮은 분위기는 도시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감지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1. 나주곰탕거리 – 익숙함 아래의 불편한 온도곰탕거리는 나주의 대표..
2025.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