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그곳에 가다 - 『파란 집, 하늘 아래』의 배경, 가마쿠라를 걷다
1. 소설의 장면을 따라, 가마쿠라로 도쿄에서 전철로 약 한 시간 남짓, 바다를 품은 조용한 마을 가마쿠라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무레 요코의 소설 『파란 집, 하늘 아래』의 주요 배경지이자, 잊고 지냈던 ‘느린 삶’을 되찾게 해주는 공간입니다.바다 내음이 묻은 골목길과 오래된 찻집, 자전거를 끌며 걷는 주민들의 모습까지. 소설 속 장면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진 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그 집, 그 마당, 그 골목. 저는 지금 그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가마쿠라는 슬램덩크 관광지로도 유명하지만, 이 소설은 그 이면을 보여줍니다. 유명한 신사나 절보다는 소소한 일상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 그런 점에서 『파란 집, 하늘 아래』는 여백이 많은 소설입니다.인물들의 대화도, 갈등도 조용하지만, 그 속에..
2025. 4. 16.
책 속 그곳에 가다 – 『아무튼, 전주』와 함께한 느린 여행
1. 책을 따라 도착한 도시, 전주전주는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아늑히 자리한 도시였습니다. 화려한 관광지보다 골목의 고요함이 더 잘 어울리는 곳. 『아무튼, 전주』를 읽고 나서, 그전까지 관광지로만 여겼던 전주의 이미지가 바뀌었습니다.책 속 전주는 ‘느린 감정’을 허락하는 도시였고, 골목마다 삶이 묻어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시작점은 지도도 앱도 아닌 책 속 문장이었습니다.“골목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천천히 따라 걷는다.”그 문장이 떠올라, 그 문장처럼 저는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전주역에서 버스를 타고 한옥마을 근처에 도착한 후, 길게 이어진 돌담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커피보다 차가 어울리는 거리, 전동성당과 풍남문, 그리고 조용한 찻집 하나. 책에서 읽은 공간들이 이토록 현실로..
2025.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