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가장 가깝지만 때로는 가장 멀게 느껴지는 관계입니다. 혈연도 아니고, 법적으로 맺어진 관계도 아니지만 우리는 인생에서 친구에게 위로를 받고, 상처를 입고, 또 성장하기도 합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친구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맺고 지속하기 위한 지혜를 담은 두 권의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에서는 감정과 경계 설정을 중심으로 친구 관계의 회복력을 설명하고, 『우리는 친구가 아니야』에서는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가 왜 상처를 받는지를 탐색해 보겠습니다. 이 두 책은 친구와의 관계가 왜 때로 힘들고, 그럼에도 왜 꼭 지켜야 하는지를 따뜻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1.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가까운 사이일수록 경계가 필요합니다
류재언 작가의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우리가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얼마나 감정의 소모가 많은지를 먼저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특히 친구 사이에서는 ‘말 안 해도 알아야지’, ‘이 정도는 이해해 줘야지’라는 기대가 생기기 쉽고, 이는 곧 갈등의 씨앗이 됩니다. 저자는 건강한 관계를 위해선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분명한 경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거리를 두라는 의미가 아니라, 내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분리해 사고하고, 내 공간을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방식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작가가 ‘나를 지키기 위한 거리감’과 ‘친밀함을 위한 거리감’은 서로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 대목입니다. 좋은 친구는 언제나 함께 붙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친구와의 오해를 반복해온 이들에게 작은 용기와 생각의 전환을 제공합니다.
2. 『우리는 친구가 아니야』 – 우정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우리는 친구가 아니야』는 제목부터 다소 도발적입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이 숨어 있습니다. 이 책은 친구 관계가 왜 틀어지는지를 아주 구체적인 사례로 들려주며,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겪는 감정의 폭을 이해하게 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친구와의 이별, 멀어짐,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평생 가는 친구’라는 환상보다, ‘지금 함께인 친구’에게 진심을 다하라고 조언합니다. 서로의 가치관, 상황, 감정이 달라지면서 우정이 흔들릴 수도 있지만, 그것을 실패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때로는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우정도 있고, 그 끝맺음 역시 한 사람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우정의 유지보다 ‘자기 자신을 지키는 우정’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3. 두 책이 말하는 공통점과 차이점
두 책 모두 친구 관계에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감정’과 ‘거리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공통적으로 말하는 핵심은, 어떤 관계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경계를 세우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건강한 관계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하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가 ‘회복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친구가 아니야』는 ‘끝맺음과 인정’에 방점을 찍습니다. 전자는 관계를 지속하는 방법을, 후자는 관계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법을 알려줍니다. 둘 다 필요한 시선이기에, 독자는 자신의 현재 상태에 따라 더 깊게 와닿는 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친구 관계, 나를 지키며 함께하는 법
이 시리즈의 핵심은 결국 ‘관계의 기술’입니다. 친구와의 관계는 단순한 감정 교류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때론 치유가 되고, 때론 시험대가 되며,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되기도 하죠.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와 『우리는 친구가 아니야』는 그런 친구 관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주는 책입니다.
당신은 어떤 친구이고 싶은가요? 그리고 어떤 친구를 곁에 두고 싶은가요?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이 두 권의 책은 그 답을 찾는 여정에 큰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