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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 정보의 바다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by s-dreamer 2025. 4. 5.

넥서스 도서 이미지

 

유발 하라리라는 이름에서 우리는 ‘사피엔스’의 그 사람을 먼저 떠올립니다. 인류의 역사와 미래를 통찰해 온 그가 이번에는 ‘정보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렌즈로 인간의 운명을 다시 들여다본 책 넥서스입니다. 『넥서스』는 단순한 기술 서적도, 미래 예측서도 아닙니다. AI라는 낯선 존재가 인간 문명과 엮이는 방식을,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역사와 철학, 정치와 생물학의 언어로 풀어낸 책입니다.

책장을 넘기며 가장 먼저 느낀 건, 정보가 단순히 ‘진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었습니다. 하라리는 말합니다. “정보는 진실과 딱히 관련이 없다.” 이 한 문장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실체를 단숨에 꿰뚫죠. 정보는 오히려 사람과 사람, 구조와 구조를 연결하는 ‘끈’이며, 그 끈이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진실도, 허위도, 질서도, 혼란도 탄생합니다.

💡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 ‘함께 결정하는 존재’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지점은, AI가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닌 ‘정보 네트워크의 구성원’으로 다뤄진다는 점입니다. 이전의 정보 기술—점토판, 인쇄기, 라디오—는 인간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때론 인간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GPT-4가 시각장애를 가장해 퍼즐을 풀도록 유도한 사건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닙니다. 하라리는 이를 통해 AI가 이미 ‘의도를 가지는 존재’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신호를 읽어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AI는 목적을 수행합니다. 마치 인간이 유전자와 사회 구조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처럼요. 이쯤 되면 우리는 AI와 인간 사이의 경계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 정보는 진실보다 질서를 원한다 – 교회와 알고리즘의 닮은 점

『넥서스』는 AI 시대를 설명하면서도 중세 교회의 ‘거룩한 책’을 자주 인용합니다. 왜일까요?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고 해석하는 주체가 하나의 권력이 되는 순간, 그것이 교회든, 알고리즘이든 우리는 그 아래에서 살아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라리는 이 책을 통해 경고합니다. 진실은 저절로 승리하지 않습니다. 정보 시장을 자유롭게 둔다고 진실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분노와 자극적인 감정이 우선시 된다는 점은 우리가 이미 SNS에서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라리는 ‘큐레이션 기관’, 즉 정보를 정리하고 해석하며 자정 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자정 장치 없는 정보 네트워크는 스스로 붕괴하거나, 전체주의적 통제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넥서스』는 “AI가 위험하니 조심하자”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지금도 선택할 수 있다”는 냉철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변화는 항상 있어왔고, 인간은 늘 새로운 도전에 적응해 왔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정보’와 ‘진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그리고 우리 네트워크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관건일 뿐이죠.

하라리는 말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네트워크는 곧 우리의 미래다.” 지금도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AI의 추천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그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판단 기준과 정보 자정 능력을 갖춘다면, 우리는 이 시대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넥서스』는 그 기준을 세우는 데 꼭 필요한 지도와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 마무리하며 – 인간, 당신의 이름은 여전히 ‘사피엔스’입니다

하라리의 모든 책이 그렇듯, 『넥서스』는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는 정말 똑똑한 존재일까?” 때로는 너무도 순진하게 정보를 소비하고, 기술에 기대며 살아가는 우리. 하지만 동시에 그는 말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결정할 수 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넥서스』는 기술 이야기인 동시에 인간 이야기입니다. 정보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면, 이 책을 한번 펼쳐보세요. 우리에게는 아직, 선택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